세줄요약같은걸 하고싶지만 그걸로...

애인이 이성이랑 단둘이 영화를 보면 바람인가요?

세줄요약같은걸 하고싶지만 그걸로는 도저히 제 상황과 감정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긴 글이 되겠습니다.
읽기 힘드실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제발 저좀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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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을 만났습니다.
초반에는 제가 사교적이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니 애인이
위치추적어플깔자고 할 정도로 걱정하고 단속했습니다.
저도 이 사람 하나만을 바라볼 마음이였기에 동의했습니다.
1년반동안 서로에게 사랑을 정말 많이주고 많이받고 행복하게 연애했습니다.

사건은 추석연휴에 터졌습니다.
원래는 오후 5시~6시반쯤 마치는 직장인데 명절이라 잔업이 많다며 늦게끝난다고 일요일에는 밤12시, 월요일에는 11시에 집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일요일에는 직장동료 동성2이성1과 마치고 밥먹고 코인노래방에 가서 12시까지 놀았고
월요일에는 동성1이성1 셋이서 마치고 밥을 먹다 동성동료가 사정이있어 먼저 갔고다합니다.
셋이 밥먹던 자리에서 영화얘기가 나왔는데 이성동료가 그걸 보고 집에 가자고했고
보고싶었던 영화기도 했고 회사에서 친한 친구이자 본인일을 많이 도와주는 사람인데 거절이 안돼서 같이 갔으며 11시에 끝나자마자 서로 각자 집으로 갔다고 합니다.

그 이성동료도 애인이 있는 상태고 동료는 애인에게 말하고 갔지만 저의애인은 초반에 본인이 그렇게 저를 단속했던 과거가 있으니 도저히 저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요즘들어 부쩍 동료들과 어울려 놀았던 이유도 본인을 정말 잘 챙겨주던 동성직원하나가 곧 퇴사를 하는데 스케쥴 겹치는 날이 이제 별로 없어 놀았다고 합니다.

제가 이걸 알게 된 경위는 애인이 쉬는날이면 저희집에 와서 자는데 쉬는날 알람을 안끄고 잘 때가 많아 제가 그걸 끄려고 핸드폰을 켰는데 잔업했다던 날에 카드사용내역이 떠있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걸 본 순간 애인을 깨워 이게 뭐냐고 물었고 애인은 자다깨서 얼이빠진건지 그냥 모르겠다고만 계속 답했고 참다참다 제가 사자후를 날리니 그제서야 상황을 얘기해줬습니다.
하지만 영화본건 끝까지 다같이 가서 봤다 했고 제가 논리적으로 따져드니 결국 둘이 봤다고 실토를 했습니다.

단둘이 무얼 한건 그때가 처음이고 그 동료도 본인도 서로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 사이라고 하며 추호도 이성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다고 합니다.

저는 그 동료에게 바로 카톡을해서 서로 애인도 있는 사람이면 그 애인들을 위해서라도 늦은시간에 단 둘이 무얼하는것은 삼가해달라고 정중히 부탁했고 그 동료도 정말 부적절한 관계나 마음으로 한 행동은 아니지만 제가 그렇게 느끼는게 당연하다고 앞으로 주의하겠다며 맘상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처음에 말했던 애인 본인이 깔자했던 위치추적어플은 놀러갈 땐 삭제하고 집에 갈 때 다시설치하는 방법으로 위치기록을 피했고
이성과 한 카톡내역 전화내역까지 저를 만나기전에 싹 다 지우고 만나러 온것이였습니다.

어플을 삭제한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였으며 잘 챙겨주던 동성동료를 종종 집에 데려다 줄 때, 그리고 명절에 두번 퇴근하고 놀 때 9월초부터 삭제하기 시작했고 거의 한 7-8회 정도를 그렇게 재설치를 했다고 합니다.
제가 동성동료의 집이 어딘지는 알기에 그분을 데려다 준 것은 맞습니다.

오프라인으로는 그랬고 온라인상으로는 대략 일이주 전부터 그 이성동료와 퇴근후 집가는 길에 통화하고 집에가서도 간간히 카톡을 하고 그 기록들은 전부 지웠습니다.

저에게는 전화를 하지않고 그 직원과만 통화하면서 퇴근길을 갔던적도 있었는데 그건 오랜만에 친구랑 그렇게 얘기를 하니 재밌어서 그랬다고합니다.
애인이 저랑만 놀고 원래 친구가 없고 있는 친구도 거의 안보는 사람이긴합니다

그런행동을 하고도 끌리지 않았다고 할 수 있냐 하니 그사람한테만 그런게 아니라 다른 동성직원한테도 똑같이 그렇게 했고 그 이성직원이 성별이 이성일뿐이지 다른 동성직원과 똑같이 대하고 똑같이 친구처럼 연락했다고 합니다.
지우지 않은 동성직원에게 한 연락기록을 보니 동성직원에게도 빈번히 연락을 한 건 맞았습니다.

부적절한 감정은 추호도 없었고 친구라고만 생각을 했으며 제발 믿어달라고 했지만 동성이든 이성이든 상관없이 저를 그렇게 철저하게 속여가며 배신한 애인의 행동에
저 자신만큼이나 소중하게 아끼고 사랑했지만 결과는 이렇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공황장애가 와서 숨도 제대로 못쉬고 절규하였습니다.

저의 그런 모습을 본 애인도 함께 울며 너무 미안하다고, 하지만 정말 친구일 뿐이라고 계속 해서 얘기를 했고 다음날 알게 된 사실인데 정상적이지 못한 제 모습에 저에대한 죄책감과 도대체 어떻게하면, 이렇게하면 믿어줄까 싶어 눈앞에 보이는 아무물건으로 손목을 그어 얕지않은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저는 냉정한 편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애인이 바람을 피우면 그 자리에서 헤어져야지 라고 생각하고 살아왔습니다.
만약 제 주위사람이 이런일을 털어놓았다면 노발대발하며 당장 헤어지라고, 안헤어지면 니가 그냥 등신천치라며 쉽게 말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저한테 이런 상황이 닥치니 도저히 헤어지자는 소리가 안나옵니다. 제가 등신천치인걸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정도 너무 많이 들었고 초반의 불타오르던 사랑까진 아니지만 제 삶의 일부, 아니 거의 전부가 되었으며 서로 결혼까지 생각했고 정식은 아니지만 애인의 어머님도 잠깐 뵙고 혼자사는 저에게 반찬까지 해주실 정도의 사이였습니다.

감정적으론 그렇고 현실적으로 얘기를 하자면
저는 애인이 살고있는 본가가 이곳이기에 여기로 이사를 왔고 애인과 헤어지게 된다면 당연히 여기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사비용, 월세계약중도해지금, 임대인이 냈던 중개보수까지 전부 제가 물어야하는데 그 비용이 이백이 훌쩍 넘어갑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 그걸 치룰 형편이 되지못합니다.
그래서 더더더 헤어지자고 못하겠습니다.

의심따위 모르는 저였는데 이제는 사소한거 하나까지 의심으로 바뀐 저를 보며 더이상은 그 이성직원과 사적으로 얽히지않겠다고합니다.

그걸 믿게 하기위해 앞으로 출퇴근길엔 무조건 전화나 영통을 하고 가능하다면 일하는 동안 내내 전화를 켜서 그 직원과 사적으로 안얽힌다는 것을 증명하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출퇴근길 전화는 몰라도 10시간 이상 되는 근무시간에 전화를 켜놓고 있는게 현실적으로 어떻게 가능하겠습니까.. 그걸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들을 수도 없구요.

그 이성직원과 더이상 같은 공간에 있는것도 끔찍해서 애인의 퇴사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오늘퇴사한다 말하고 오늘 퇴사를 할 순 없을 뿐더러 직장 상황도 인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적어도 한달은 더 해줘야할겁니다.

또한 퇴직금을 받으려면 앞으로 3개월만 더 일하면 되는데 그것을 포기하자니 그건 그거대로 너무 아깝습니다.
애인은 제가 힘들어하는걸 볼 수 없다고 최대한 빠른시일 내에 퇴사하겠다고 했지만 제가 원하는 오늘 당장도 안될뿐더러 사실 저도 애인도 퇴직금 생각이 안날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3개월동안 과연 제가 지옥이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한달정도 시간이 흐르면 무뎌질 수도 있으니 퇴직금은 받고 퇴사를 얘기 하는게 좋을까요?

저를 위한다고 이렇게 하겠다는 애인인데 정말 친구사이였고 앞으로도 믿어도 되는걸까요?
제 마음만 추스르고 이 사람 없어도 될 정도가 되면 헤어지자고 하는게 맞는걸까요?

삼일동안 잠을 잔게 다 합쳐서 4시간도 안됩니다.
어떻게 해야 이 고통을 견딜 수 있을까요?
저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