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엔 이른 아침부터 아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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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순이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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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야기

어렸을 적엔 이른 아침부터 아버지와 초가집 이영을 엮고, 해가 중천에 오르기 전쯤 남의 집 논이나 밭에 일을 하러 갔다. 오늘은 영식이네 밭, 내일은 순자네 밭.
일거리가 있으면 어김없이 나갔다.

8살 나이에 삯으로 받아오는 것이 크면 얼마나 크겠는가.
그냥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이곳저곳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린 나이에 학교도 못 다니는 내가 퍽이나 불쌍해 보였는지 동네 아주머니들은 삯을 핑계 삼아 어떤 날은 계란을 어떤 날은 라면땅이나 고기 쪽을 주시면서 멍청하게 형들한테 들켜서 빼앗기지 말고 혼자 먹으라는 이야기와 함께 음식을 천에 싸서 주셨다. 찐 감자를 받는 날에는 마을 냇가 풀 숲에서 쪼글 쳐 앉아 감자 세알을 게눈 감추듯 뚝딱 해치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마을의 소일거리를 도와주고 해가 숨을 때쯤 집에 돌아오면 어머니는 마당에서 도리깨로 콩 타작을 하고 계셨고, 흙 범벅이 된 나를 보곤 풀에 베인 상처가 가득한 거친 손으로 내 몸을 털어주시곤 하였다.
무심한 눈인지 애정 어린 눈인지 이제는 기억도 안나는 그런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고는 평상에 밥을 차려놨으니 먹으라는 말씀과 함께 다시 콩 타작을 하시던 나의 어머니.
식은 밥과 짠지 몇 조각을 올려놓은 밥상이 그때는 왜 그리 좋았는지.

∙ 조회 511

댓글 14
16

네로순이똘이
따옥기2
부천시 송내2동

감신

네로순이똘이
샤방샤방
부천시 심곡본1동

좋은글에 감동과
시골의 풍경이 생각나서
마음의 힐링이되네요
마음이 따스해지는글
감사합니다

네로순이똘이
다빈이할머니
부천시 중1동

좋은글에 감동합니다

네로순이똘이
소나무
부천시 중동

감동 이네요.
그옛날 어릴. 적에는
그런고통이 많이있엇답니다.

네로순이똘이
자몽
부천시 심곡본동

따뜻한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
좋은 하루보내세요

네로순이똘이
꿀벌
부천시 춘의동

뭉클하네요..

네로순이똘이
쓰담쓰담
부천시 심곡1동

엄마생각이 나네요.표현을 많이 하고 살진않았어도 그냥 단어만으로도 마음한켠이 시려오는 ....

네로순이똘이
부천사람
부천시 심곡본동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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