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을 너무 싫어하는 집사람

당근마켓에서 남이 신던 신발을 사오거나 나눔을 해준 헌 헝거를 가져오거나 남이 입던 옷이나 자전거를 사오면 한바탕 난리가 난다 중고품을 쓰는 것이 나에게는 부담없고 편리하고 버리기도 좋은데 집사람에게는 아닌 거 같다 그래서 사용했던 중고물품은 더 신중하게 사게 되거나 집사람 모르게 숨겨 놓는다 얼마전까지도 당근을 외면해 왔지만 은퇴후~ 이제 나에게 당근마켓은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깊고 넓은 바다처럼 행복의 도가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삶은계란과 사과 양배추와 당근에서 구매한 커피를 마시고 당근에서 구매한 프렌즈아카데미에서 오전을 보내고 당근에서 구매한 쿠폰으로 버거킹을 먹고 당근에서 구매한 쿠폰으로 스타벅스 마시고 당근에서 구매한 GDR아카데미로 오후를 보내고 당근에서 구매한 요기요 상품권으로 저녁을 주문한다 이제 계란과 사과 양배추만 당근에서 구매하면 하루가 당근에서 시작하여 당근으로 끝난다 이런 남편과 당근을 너무 싫어하는 집사람 그래도 가장 소중한 사람인 집사람의 의견이 중요하므로 서로의 생각을 존중해 주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