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한테 전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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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의4분의1
9월의4분의1
파주시 당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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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억의 잔상을 옮기며..

"내가 너한테 전화한 이유는 이제 시간두 어느정도 됐구. 잘 지내라구~."
"마지막이 그래서 쫌.. 난 그랬거는.... 잘 지내구 좋은 사람 만나길...."

지난밤의 과음 탓인지 머리가 지끈거리던 차에 책상 모서리에서 핸드폰 벨이 울려댔다.
지은죄가 많은건지,
아니면 단순히 휴식이 필요하던 찰라에 걸려온 전화가 불편했기 때문인지
뭔가 무척이나 불쾌하고 듣기 거북한 소리였다.

아니나 다를까.
익숙하지만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그번호..
내공간에 그사람의 아우성이 울려퍼지는 것이 싫어서 아무렇게나 침대를 향해 내던져 버렸다.
씁씁하기도 하고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하고..

목을 타고 흐르는 땀은 마치 내가 코너에 몰린듯한 압박감을 줬고 견딜수 없는 불쾌감에 옷을 벗어던지고는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기의 물을 틀었다..

왜 였을까?
내가 그사람을 만났던 이유가?..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던 건 2년전 이맘때였다.
아니든가?..
다시 생각에 보니 지금보다는 옷이 좀 더 두꺼웠던것 같으니 가을로 기억하는편이...

새빨간 립스틱에 큰키,
h라인 스커트에 매끈한 다리..
보기엔 좋았다.
그치만 첨부터 내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의 몸에선
그녀가 살아온 인생이 너무 여실히 드러나보였다.

상스러운 말투와 술자리 여성들 특유의 익숙한 손놀림, 가식적인 웃음과 탐욕적인 미소.
결코 내 상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싫지는 않았다..
그당시 그토록 내가 외로웠을까?
난생처음 이래서 남자들이 룸싸롱을 가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듯..

결국 난 그녀가 이끄는데로 물주가 되어줬고,
이후 몇일을 함께 보냈다.. 그리고 사귀기 시작했다.

내가 지금 이따위 기억을 왜 하고 있는거지? 라고
생각했을때.
이미 샤워는 끝났다.
아니 정확히는 어슴프레하게 남아있는 샴프와 린스,
바디워셔의 향기와 입안에 맴도는 양치후의 특별한 개운함에 미루어 짐작해 봤을때 그러했던듯 했다.

대충 머리를 털어내며 거실로 나왔을때, 더이상은 벨소리가 울리지 않는 다는것을 알았던것 같다.

또 뭘까?

이미 작년에 헤어지고 나서 6개월이나 쫓아다니며 귀찮게 했으면 그만이지.

이건 또 무슨... 하는 생각에 무심코 핸드폰을 집어 들고보니 부재중 문자 한통..

그리고...

"내가 너한테 전화한 이유는 이제 시간두 어느정도 됐구. 잘 지내라구~."

"마지막이 그래서 쫌.. 난 그랬거든.... 잘 지내구 좋은 사람 만나길...."

이란 말..

보나마나 또 어디선가 술에 쩔어있거나
집을 나와서 돈이 필요한 상황이구나...
역시 그 사람 답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초 헤어지고 나서도 그녀는 돈이 필요하거나 여행을 가고 싶으면 언제든 전화했다..
그리고 내가 거부하면 온갖 욕설과 저주를 퍼붓고 전화를 끊곤했다..

그러다 몇달전 정말 자기가 잘못한것 같다며 밥이나 한끼 하자는 이야기에 잠깐 만났다가,
결국 한다는 이야기가 170만원만 빌려줘..
거부하자 그녀는 내 상품권을 훔쳐서 달아났었다..

처음 만났을때 그녀는 둥지위에서 떨어진 새였다.
아니 그런 새가 지닌..
보는 사람 마음을 찡하게 하는 그런 애틋함이 있었고
또한 위험함도 가지고 있었다.
매혹적이지만 차갑고 슬픈 미인 시버린..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남을 망치는 참새의 일부 내용이 생각 났다.

31살의 나이에.. 당시는 29이었겠지만...
특별한 직업도 없고,
가끔 예전에 일하던 바에 나가서 술시중을 들거나,
남자들에게 의지 하며 살아가던,

늘 뭔가를 요구하지만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받은게 없다고 생각하던 그사람..

내게 말했던 모든것이 거짓이었고,
그 거짓이 탄로나면 더욱 난폭해지며
술병을 깨거나 욕설을 퍼부우며
세상을 적으로 돌리던 그녀..
그리고 그런 그녀가 싫어 헤어짐을 이야기 해놓고도
반년을 더 끌려 다닌 나..

남을 망치는 참새란 책이 내게 말했다.
남을 돕고 싶어하는게 바로 네 병이야!
그냥 놔버리라고!

인도 속담에도 있잖아.
자기똥은 자기가 치워야 한다고..
그녀는 간암으로 죽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을까?..

애초에 만나지 않았으면 않았지
나는 단 한번도 사랑 없는 연애를 해본적도 없고,
누구도 단 한번 소홀하게 대한적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했는지 누군가 물어본다면 잘 모르겠단 답변이 최선인듯..

허리에 아주 큰 세로로 수술 자국이 있었고..
그 긴 수술 자국이 아직도 불안하다는냥 군데 군데 클립 자국이 더 많은 친구였다.

누군가는 날씬한 그녀의 몸매를 신경썼겠지만..
나는 늘 그녀의 일상을 위한 안마와 마사지.
더욱더 늘어가는 하혈을 신경 써야 했다!
전국에 좋다는 온천은 안가본 곳이 없고
늘 1박 2이을 보다 '오빠 저게 먹고 싶어.' 한마디면
아가본 곳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죽었다.
너무나 매혹적이었던 나의 시버린..

그녀의 부고를 알린건 그의 오빠였다!
어차피 나랑 동거하다시피 살며 내가 보살펴 왔으니
내가 모든 치료를 책임지겠다!
해서 그나마 수술까지는 허락 받았다고 한터였다.

그러나 결국 그녀는
여호와의 증인은 수술을..
정확히는 수혈을 받을수 없다는 이유로..
그렇게 사망했다!
그 허락이 진실이었는지 지금도 의문이지만..
나는 그게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1년간 난 그녀를 마주 한적이 없고..
그동안 날 얼마나 못보게 해왔는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지만 모두가 잘 알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례식 안내 문자는 그토록 신속했던게 현실일까? 아닐까?.. 구분도 안되는 며칠이었다.

무슨말을 하고자 하는 글은 이니다.
그냥.. 너무 화가나!..
아래 어떤이가 여호와의 증인에 대한 글을 썻는데
그 글을 보고, 또 보다 보니
그냥 원론적인 화가 솓구쳐서 남기는 글..

그냥 직업병일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게 정신적으로 내 사랑에 대한 예의라 생각했고..
(어쩌면 그건 스스로에 대한 증명과 용서였을지도..)
원망의 대상이 사랑하는 이의 부모라는 이울 배반적 상황에 좌절하고..
그 주체가 본인이었다는 사실에 회피했으며..
내가 더이상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음에 공허했다.

너무 화가 납니다.
단순히 그 단편적 기억 때문만이 아니라..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현대 개신교의 폐해가 너무 불쾌해요.

그냥 어떤 종교든 제 집 앞을 두드리지 마시길..
좋은 책과.. 음악과.. 역사적 팩트로 함께 공감할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여호와의 증인을 죽도록 증호하지만 대한민국의 개신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냥 벨 누르지 마세요!

PS: 해당 사진은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 중.. 한부분이에요.
(운영 정책에 의한 URL 자동 숨김)
아마 영화 매니아거나 전공자면 꼭 아실거라는 .. ^^

∙ 조회 563

댓글 11
3

9월의4분의1
타마마
파주시 운정1동

영화과학원을 다니세요

9월의4분의1
좋은감정
서구 암남동

어쩌면 그 님은 오랫동안 님이 가슴 아파 오열하실 것을 예상하고 그 문자를 남겼을지도.... 이제 시간도 됐고... 잘 지내고 좋은 사람 만나시라고......

9월의4분의1
털보
파주시 운정2동

당근에 올리기는 좀 아까운 글이네요.

9월의4분의1
잘나가는짱아
파주시 금촌2동

ㅋㅋ, 물주를 잡고 등에 빨대 꽂고 쭉쭉 빨아먹다 안 나오니 버리네ㅋㅋ
제가 보기엔 그녀는 돈만 필요했고,
님은 집착에 헤어나오지 못하신건아닐까요, ?

9월의4분의1
님의등불
파주시 조리읍

힘드셧겟네요. 이제. 좋은분. 만나세요. 온전히. 님만. 사랑하는. 그런사람요. 사랑은. 마주보고해야합니다. 서로사랑해야. 행복하담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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