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지지 못할 말이라 끄적여봅니다
안녕하세요. 이렇게 글을 쓰는 게 맞는 건지 모르겠어요. 사실 이 말을 전할 기회조차 이제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번 써봅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가끔은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문득 당신이 떠오릅니다. 함께 걸었던 길, 나눴던 이야기, 스쳐 간 눈빛까지도요. 그런 기억들이 생각날 때마다 저는 아직도 제자리인가 싶어지곤 해요. 하지만 이제는 놓아보려고 합니다. 당신을 잊겠다고 다짐하는 일이 어쩌면 더 깊이 새기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보려고 해요. 그래야 저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요. 언젠가 먼 훗날, 다시 당신을 떠올릴 때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때쯤이면 이 편지도 그저 지나간 한 조각이 되어 있겠지요. 그러길 바라며, 이 글을 마칩니다. 안녕히 지내세요.
도안동·고민/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