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 후에 오는 것들

내게 이사는 설레임이 아니라 절망의 끝에서의 선택이였다 내가 선택한 이사업체는 그 선택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건 걸까 견적비용은 다른 곳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친언니가 그 학습지 선생을 오래 했었기에 더 친근하게 느껴서 선택한 것 같다 파손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 큰 가구 가전을 빼고 굳이 며칠에 걸려 내 손으로 박스포장을 했고 내가 아끼는 가구를 신경써서 포장해 옮겨주십사 말씀 드렸다 이사짐을 푸는 과정에서 최대한의 인내심을 발휘해 식탁의 스크래치도 그냥 넘겼다 그리고 다음은 내가 아끼는 침대 헤드와 발판의 스크래치 많이 속상했지만 누군가와 대거리를 하는 성격도 아니기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돌아간 후 며칠간 청소를 하며 발견된 침대 다리가 박살나 있고 김치냉장고가 찌그러져 있고 세탁기 역시 찌그러지고 스크래치..냉장고 균형이 맞지 않아 덜덜거려 a/s를 불러 다시 맞춰야 했다 트롤리의 고정나사는 6개중 3개가 분실되어 천덕꾸러기 신세 이 집은 바닥이 무르다는 말이 무슨 뜻이였는지 새 아파트나 다름없는 강화마루를 찍어 놓고 간 흔적을 보고서야 그 말을 이해한 나의 아둔함까지 훌라우프를 시작과 끝에 오르내리며 일이 잘 풀리길 바라는 미신을 믿기 전에 제대로 포장을 하고 운반을 해야겠다는 실력과 마음을 챙겨야 하는 게 먼저 아닐까 그둘이 그 일을 계속해도 된다 그리고 아무일 없는 듯 계속 할 것이다 적어도 포장이사라는 타이틀은 달지 않아야 나 같은 피해자는 다시는 생기지 않을 것 같다 그들은 오눌 보면 언제 볼지도 모를 사람 돈만 받으면 끝이라는 생각이겠지만 그런 돈으로 그들이 행복하게 그 일을 계속 해 나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참고로 샷시를 하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랐고 딸이지만 따라 다니며 같이 일을 도운 적도 있기에 자영업의 이해도는 더이상 말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