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장(勳章)
한 며칠 엄청 차가운 날씨에 손가락이 많이도 아려온다. 언제부터 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온이 내려가는 쌀쌀한 날씨면 어김없이..... 마디가 틀어지고. 굵어지고. 아마 손으로 하는 작업들에 의한 오래된 숙련공의 흔적 처럼 남겨진 굴곡진 삶의 훈장 일거라. 아려오는 손가락이 깊은 숙면도 방해하고 가끔은 벌떡 일어나서 열심히 아픈곳을 만지고 나면 다시 잠을 청하기는 힘들다. 젊은시절 사과를 잘 깍는다고 칭찬(?)도 듣곤 했는데. 지금은 얇은 칼자루는 제대로 잡을수가 없다. 접히지 않는 마디굵은 손가락. 통증을 동반하면 짜증도 나는데. 희한하게도. 나는 미소가 지어진다. -- 그래. 이건 인생 훈장이야 -- 나에게 내가 주는 훈장. 수고로운 나의 손가락에 너무나 감사를 하며. 못생겨버린 손가락 이지만 나는 너를 무척이나 사랑한단다. 손 가락이 없는 이 도 있잖아.....
주례동·일반·